으아아 너무 피곤해요. 하루에 뭘 많이 하는 건 아닌데 약 기운인가봐요. 양극성 정동장애인데 우울증 약을 쓰니까 조증이 다시 올라와서 결국 오전에 병원에 가서 우울증 약을 뺐어요(제가 빼달라고 한 게 아니라 의사선생님이 얘기를 듣더니 뺐어요). 그리고 먹고 있는 약 리스트를 프린트해서 받았어요. 좀 멀긴 하지만 앞으론 대학 병원에 다니려구요. 제가 사는 지방에 정신건강의학과로 유명한 병원이나 선생님이 없어서 속상하지만 그래도 비싼 돈 주고 검사 받고 트라우마 치료부터 차근차근 받으면 진짜로 나을 수 있지 않을까 실낱같은 희망을 붙들고 있어요. 지금의 상황 때문에 우울증이 온 게 아니라 트라우마가 원인인 게 참 속상하네요. 트라우마에 대해 말하는 것 자체가 너무 고역이라서요.

 

그리고 알바를 구했습니다! 학원 알바도 좋지만 수업이 아직 2개밖에 없어서 페이가 너무 적어요. bar에서 알바를 하게 됐습니다. 이상한 곳 아니니 걱정하지 않으셔도 돼요! 제가 조금 걱정되는 거는 위생강박이 있는데 화장실 변기 청소를 해야하는 거... 핑계가 아니라 진짜 좀 미칠 지경이 될까봐 걱정돼요. 그냥 남들도 다 한다~ 남들은 이거 하고 아무렇지도 않아 한다~ 주문을 외려구요.

알바는 다음주부터고 그때까지 칵테일 30종의 레시피를 외워가야합니다... 위스키에 대해서도 사장님이 보내주신 문서를 대충 외워가야 하구요... 바텐더하면 뭔가 여유로워보이면서도 지적인 이미지였는데 진짜로 외우고 있어야하는 게 많아야 한다니!! 

저는 사람 만나는 거 좋아하고 대화하는 거 좋아해서 일 자체는 큰 문제가 없다면 재밌게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무엇보다 요새 칵테일 만드는 거 배우려고 올인원 세트 저렴한 것도 샀어서 이 알바를 구한 게 신기하기도 해요. 

그리고 제가 유튜브 제대로 하겠다고 했었는데 ㅎㅎ 컨텐츠에서 주축이 되는 건 '술'이에요. 그래서 닉네임도 바꿨어요 ㅋㅋㅋ 

제가 술을 마시는 건 아니고 게스트만 술을 마셔요. 제 주위 사람들이 다 술을 좋아하는 건 다행이네요 ㅋㅋㅋ 

유튜브도 빨리 시작하고 싶은데 방송에 필요한 물건들이 다음주에 도착해서...ㅠㅠ 다들 직장인이어서 시간 맞추기가 힘들기도 하구요.

얼른 영상 찍어서 여러분께 보여드리고 싶네요. 

아 그리구 제가 유튜브 한다니까 장비 뭐 쓰냐고 물어본 지인도 있었는뎈ㅋㅋㅋㅋ 저 그냥 제 폰카 쓰려고 했는데...ㅠㅠ 폰카 요새 잘 찍히잖아요..ㅠㅠ 

좀 아쉬운 건 여러각도에서 찍고 싶은데 그게 안 된다는 거? 반사판 같은 것도 있으면 좋을텐데. 장소도 없어서 장소대여해주는 곳도 알아봐야하고....

머리가 어지러워요....@,@

 

음 그리고 마지막으로 초조함의 원인. 요새 계속 초조하고 불안한데 원인을 찾았어요. 올해 1월인가 2월부터 시작했던 코틀린을 아직까지도 못 끝냈다는 게 엄청난 불안으로 다가오는 거 같아요. 또 허송세월할까봐... 그냥 막연히 어플 개발 배워보자~ 하는 마음으로 시작한 게 아니라 만들고 싶은 어플이 있었기 때문에 시작한 거 였는데 정신건강이 악화돼서 오랫동안 중단한 게 너무 마음에 걸려요. 

그리고 학교 문제도 있고... 오늘 학과 사무실에 다녀왔어요. 다행히 1학년 전공은 어려운 게 크게 없으니 따라가는 데 무리가 없을 거라고 하더라고요. 2학기때 다시 수업이 열리니 그걸 들어도 된다고 하고. 제 나이에 학교를 다시 간다는 사실 자체가 부담이 된다기 보다는, 입학해서 정신건강 때문에 제대로 못 따라갈까봐 그게 걱정이에요. 그러니 남은 기간 동안 얼른 정신건강을 회복해야죠 ! 

 

음... 하는 건 없는데 하고 싶은 건 많아진 요즘이에요. 다음주에 꼭 유튜브도 시작하고, 코틀린도 다시 공부 시작하고, 사장님이 보내준 레시피랑 술의 기원 같은 것들도 다 외우고, 수업 준비도 잘 하고, 아무리 1학년 수업이 쉽다해도 공부 복습하고... 

아... 한번 사는 인생 제가 원하는 대로 살 수 있으면 참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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