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를 어떻게 보냈는지 떠올려보면, 평일에는 일을 하고 공부를 하고, 토요일에도 한 시간 일을 하고 술을 마시러 갔어요. 사장님이랑 잘 아는 펍이긴 하지만 혼술을 할 줄 알았는데 그날따라 혼술 하러 온 분들이 많아서 다 같이 합석을 해서 즐겁게 놀았어요. 그리고 통금을 어기고 집에 늦게 들어가서 대차게 혼이 났습니다. 당시에는 제 영혼을 깎아내리는 말들이라 생각했는데, 다르게 생각해보면 그건 엄마의 생각일 뿐이더라고요. 엄마가 어떻게 생각하든 나의 본래의 가치가 변하지 않는다는 생각이 오늘 들었어요.

 

엄마가 욕을 하는 와중에 가슴에 깊게 들어오는 말들도 있었어요. 대학도 나오지 않고 직업도 없는 저와, 반대 상황인 친구들의 격차는 시간이 지날수록 벌어질 거고 그럼 몇 년 후에도 걔네랑 네가 친구일 수 있을 것 같냐고 하더라고요. 걔네가 너를 만나줄 것 같냐고. 이 말은 계속 제 머릿속을 맴돌았어요. 스스로 생각해도 섬뜩하더라고요. 4년 후에도 과연 친구들을 만날 수 있을까... 저의 자격지심도 있을 테고요. 

여하튼 이 말은 사실이기 때문에 더 열심히 살기로 했습니다. 저는 남들보다 몇 배 더 열심히 해야 해요. 집이 가난하고 나이도 심하게 늦었으니까. 

 

그리고 오늘 또 다른 생각이 떠올랐어요. 지난주에 합석해서 놀았던 사람들의 반이 30대 초반이었는데 30대에도 지금처럼 놀 수 있다면 굳이 지금 꼭 오락을 즐기지 않아도 되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열심히 살지 않아서 삼십 대가 돼서도 술 한잔 못 사는 거보단 몇 년만 참아서 내가 원하는 대로 놀 수 있는 어른이 되는 게 낫지 않을까?

행복은 현재에서 찾으라고 하지만 저는 잘 모르겠습니다. 저에게 행복은 지금 즐기면 미래를 불행하게 만드는 것이어서요. 

집에 행복에 관한 책이 있으니까 한 번 읽어보며 그래도 조금이나마 편할 수 있도록 노력 해볼게요. 

 

지금 힘들게 열심히 사는 게 친구들과 평생 함께 할 수 있는 길이라면 저는 그렇게 할게요.

 

그냥 이 생각들을 정리하고 싶었어요.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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