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더운 여름 어떻게 지내시고 계신가요? 저는 어머니께 공부를 하러 간다고 말해놓고 도서관에 와서 책을 읽거나 소설을 쓰고 있습니다. 며칠 전에, 갑자기 소설을 써야겠다는 생각이 내 속에서 솟구치더라고요. 흥분을 한 상태에서 글을 쓰니 살짝 두통이 일었습니다. 그렇게 이틀 연속으로 짤막하게 글을 쓴 후에 올 해 소설 공모전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습니다. 도서관 게시판에 크게 포스터가 붙여져있더군요. 그래서 저는 이 소설을 완성해서 투고하려고 합니다. 초보자에게 소설 쓰기는 쉽지 않습니다. 소설을 통해 말하고 싶은 게 있음에도 불구하고, 제가 진정으로 알리고 싶은 게 그것이 맞는지, 그것이 맞다해도 어떻게 이야기를 만들어가야할지 감이 잘 잡히지 않습니다. 제 가슴이 뛰질 않는 걸 보니 소설의 주제가 제가 원하는 바가 아닌 것 같기도 하고요.
저는 작은 보습학원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면서 생계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최근에 자살시도를 하려다 발각돼서 집에 경찰이 다녀갔습니다. 그게 가장 큰 사건이었던 것 같아요. 당시에는 상황을 수습하느라 정신이 없어서 몰랐는데 그게 제게 꽤 큰 부담을 준 것 같습니다. 정신적으로도, 신체적으로도. 하여튼 저는 그 일이 있기 전보다 잘 지내고 있습니다. 시간이 어느 정도 해결해주네요.
어제 헤어질 결심을 봤습니다. 영화 내내 사랑이 폭죽처럼 터지는 영화라고, 저는 생각했습니다. 특히나 해준이요. 그는 그의 감정을 숨기지 못했고, 저는 영화가 끝날 때쯤이야 그 사실을 알게 되고 전율을 느꼈습니다. 또 제가 최근 소설을 쓰고 있다는 사실이 상기되면서, 각본을 쓰는 건 안 될까 하는 생각도 했습니다. 영화의 전당은 아름다운 건축물입니다. 여유만 있으면 자주 그곳을 찾고 싶었어요.
긴 시간의 일부 중, 사랑이 시작됐다가 끝나기도 했습니다. 이미 다른 곳에서 그 사랑에 대한 얘기를 너무 많이 해서, 여기서는 생략하겠습니다. 저는 환하게 웃다가 시들어가기를 반복했습니다. 제게 사랑은 미움과 동의어 같았습니다. 사랑하는 만큼 미워하고, 미워하는 만큼 사랑하고.
다음 사랑에선 미움은 덜어내고 사랑만 남길 수 있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요즘은 <노르웨이의 숲>과 지젝의 책들을 읽고 있습니다. 아는 동생이 지젝을 좋아하고, 또 저도 그 사람의 강연을 인상깊게 본 적이 있어서 책을 읽는데 역시 쉽지 않더라구요. 노르웨이의 숲은 이제 세 번만 더 읽으면 열번째 읽은 책이 됩니다. 그렇게 많이 읽었는데도 새로운 장면이 있고, 다음 내용을 알고 있음에도 기대가 되고 그렇더라구요. 참 재밌는 책인 것 같습니다.
이북으로 이전에 읽은 단편소설들도 읽고 있는데, 이 책만큼 재밌진 않더라고요. 하루키는 참 소설가로서의 능력이 대단한 것 같습니다.
그리고 열심히 영어공부를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몇 년 후엔 미국으로 유학을 가고 싶습니다. 미국에 도착해서 또 블로그 글을 쓸 수 있게 되면 좋겠네요.
무더운 여름 조심히 보내십시오. 다음에 또 글 쓰겠습니다.
친애하는 분들께
2022. 7. 20. 17:3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