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11/13

다노dano 2022. 11. 14. 01:29

오늘은 다른 교회에 가보았다. 예배 내용은 좋았지만 헌금을 너무 강요하고 나는 등록하는 게 아니라 방문한 건데 인적사항을 다 써야하는 게 찝찝해서(결국 이름만 써서 냄) 예배만 듣고 원래 다니던 교회로 다시 갔다. 청년들이 모여서 있었던 일을 얘기하는 시간에 참석할 수 있었는데 다들 정말 신실한 마음인 것 같아서 신기했고, 나도 하고픈 말을 하자 왠지 마음이 가벼워지고 기쁨이 생기는 것 같아서 이것도 신기했다. 

뭐랄까, 지금까지는 마음의 상처가 너무 커서 의욕을 다 잃어버린 느낌이었는데 상처가 옅어지는 느낌이었다. 

원래의 나는 나의 내면을 가꾸는 것을 좋아했다. 돈이 조금이라도 생기면 미술학원에 가고, 피아노 학원에 가고, 최대한 책을 많이 읽으려 하고, 글 쓰기를 더 잘하게 되길 원했다. 그런데 최근엔 이런 내적 성장을 위한 활동을 전혀 하지 않았고, 하고 싶지도 않았다. 다 의미 없게 느껴졌기 때문이다. 그런데 오늘 청년들과 대화하는 시간을 가지고 나서 다시 책이 읽고 싶어지는 기분이 들어서 곧장 도서관에 갔다. 최재천의 책을 조금 읽었는데 재미있었다. 사람이 너무 많아 소음 때문에 조금만 읽고 나왔다. 이번주에 다시 가서 읽어야지. 

 

저녁에는 삼일이나 기다린 카페에서 문자가 왔는데, 면접에서 떨어졌다는 내용이었다. 떨어진 줄 알았으면 그사이에 구직을 더 열심히 했을텐데 삼일이나 지나서 연락을 주다니... 한편으론 최종까지 나를 두고 고민한 건가 싶어서 스스로 마음을 달랬다. 

그리고 다른 카페에 면접을 보러갔는데 차가 없으면 출퇴근이 힘들 정도로 위치가 안 좋았고 어르신 사장님께서 정말 철저하게... 시간을 꽉꽉 채워서 일하기를 원하셔서 아 여기는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홉시간 근무 동안 핸드폰 아예 금지, 청소 두시간, 손님 없을 땐 창문청소, 식사 제공 안됨, 식비 당연히 없음, 20분 일찍 출근하고 5-10분 늦게 퇴근하기 등등 나랑은 안 맞았다.

내일 면접 보는 곳 꼭 붙었으면 좋겠다. 바로 일 시작하고 싶다... 

 

그리구 칠년만에 친했던 친구를 만났다!! 칠년만에 만났는데 어색함이 하나도 없었다. 카페에 가서 서로 그간 어떻게 지냈는지 얘기했다. 친구가 얼마 전에 내 생각이 나서 인스타로 찾으려고 했는데 못 찾았다고 했다. 내년에 학교 가는 거에 대해 걱정하니까 동안이라서 잘 지낼 수 있을 거라 했다 ㅋㅋ 나는 오늘 같이 보낸 시간이 정말 좋았지만 시간이 지나고 대화 주제가 슬슬 떨어지자 조금 어색한 감이 없진 않았다. 평소에도 꾸준히 연락하는 친구들과는 대화하다가 할말이 떨어지면 말을 하지 않는 채로 각자 시간을 보내도 어색하지 않은데 이 친구랑은 그렇게는 못 되는 건가 싶어서 아쉬웠다. 역시 함께 하는 세월이란 게 편안함을 만들어내는 구나 싶었고. 그치만 너무 즐거웠고 친구가 잘 지내는 거 보니까 기분이 좋았다. 오늘은 카페에 가서 얘기만 했고 다음에 같이 놀러가기로 했다. 

 

이번주는 알바 붙으면 알바하고 독서하면서 시간을 보낼 것 같다. 유발 하라리의 <호모데우스>! 재밌으면 좋겠다.